“저 검사입니다” 서민들 여럿 울린 그 사기꾼…조직 꾸려 29억 보이스피싱

보이스피싱, 사기피해예방

중국 현지에 거점을 두고 활동한 보이스피싱 조직원 20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이 파악한 피해액만 약 29억에 이른다.

27일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수민)은 수사기관을 사칭해 국내 피해자 58명으로부터 29억원을 편취한 보이스피싱 조직 27명을 입건했고 이 중 20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조직원 7명은 추적 중으로 총책을 포함한 4명은 중국에, 3명은 국내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2017년 7월부터 약 2년간 중국 청도, 대련 등지를 옮겨 다니며 콜센터 두 곳을 이용해 조직적인 사기 행각을 벌였다.

조직은 ‘미끼 문자’로 피해자들을 속인 뒤 총 3단계에 걸쳐 진행됐다. 우선 조직의 관리책이 확보된 데이터베이스에 기재된 연락처로 인터넷 쇼핑몰에서 결제가 이루어진 것처럼 ‘미끼 문자’를 발송했다.

이어 콜센터 상담원들은 각각 쇼핑몰 직원, 경찰, 검찰로 역할을 나눠 피해자들을 속였다. 1차로 쇼핑몰 직원을 사칭한 상담원은 미끼문자를 보낸 후 “결제를 한 사실이 없다면 명의가 도용된 것이니 경찰에 신고해주겠다”고 안내했다.

이를 이어받은 경찰 사칭 상담원은 본인을 사이버수사대 소속 경찰관이라 소개하며 악성 애플리케이션 설치를 유도한 뒤 사건 담당 검사를 연결해주겠다고 피해자들을 2차로 속였다.

마지막으로 본인을 검사라 속인 상담원은 영화 ‘더킹’ 속 등장인물인 한강식 검사를 사칭해 피해자 계좌가 범죄에 이용되고 있으니 잔액을 국가안전계좌로 송금하면 수사 종료 후 반환해주겠다고 유도했다. 합수단 관계자는 “2017년 범행 당시 ‘더킹’이라는 영화가 개봉했는데 극 중 검사 이름이 한강식이다”고 설명했다.

합수단에 따르면 조직원들 대다수는 서울 강북구, 노원구에서 같이 나고 자란 친구 혹은 선후배 관계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조직 중 일부는 지난 2019년 7월 같은 혐의로 체포된 적이 있다. 하지만 증거가 충분치 않아 끝내 석방됐다. 조직원이 석방되자 나머지 조직원들은 안심하고 국내로 귀국했고 일부는 국내에서 유사 범행을 추가로 저지르기도 했다.

이후 합수단은 IP 추적, 휴대폰 포렌식, 출입국 내역, 범죄수익 지급계좌 거래 내역 등을 분석했고 추가 수사 끝에 조직의 실체를 밝혀냈다.

합수단 관계자는 “조직원들이 취득한 범죄수익 약 5억 7000만원을 특정해 환수보전을 조치했다”며 “추적 중인 나머지 조직원에 대해 강제 송환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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